
마음의 병이 몸의 병이 되기까지
"스트레스는 만병의 근원이다." 너무 많이 들어서 이젠 감흥도 없는 말이죠.
저도 예전엔 그냥 어른들이 하는 잔소리나, 의사 선생님들이 원인을 모를 때 둘러대기 좋은 핑계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최근 '정신신경면역학(Psychoneuroimmunology)' 관련 논문들을 읽으면서 생각이 180도 바뀌었습니다.
스트레스는 단순한 기분 탓이 아니라, 실제로 내 몸속에서 암세포가 자라도록 '비료'를 뿌리는 화학적 작용이더군요.
오늘은 우리가 무심코 넘기는 화, 불안, 우울감이 어떻게 대장암이라는 무서운 병으로 이어지는지, 그 충격적인 연결고리를 파헤쳐 봅니다.
1. 내 몸속 경찰, 'NK세포'가 파업을 선언하다
우리 몸에는 매일 수천 개의 암세포가 생기지만, 건강한 사람은 암에 걸리지 않습니다.
바로 '자연살해세포(NK세포)'라는 면역 경찰이 암세포를 즉시 죽이기 때문이죠.

그런데 우리가 스트레스를 받으면 상황이 달라집니다. 2021년 Nature Reviews Immunology에 따르면,
스트레스를 받을 때 나오는 호르몬인 **'코르티솔'**이 NK세포의 힘을 쫙 빼놓습니다. 쉽게 말해,
도둑(암세포)이 들어왔는데 경찰(면역세포)이 코르티솔에 취해서 잠들어버리는 꼴입니다.
저는 이 대목에서 소름이 돋았습니다. 제가 회사에서 상사에게 깨지고 스트레스 받았던 그 순간들이,
사실은 내 몸속 암세포들에게 "지금이야! 마음껏 자라!"라고 신호를 보낸 것과 다름없었으니까요.
2. 뇌와 장은 '직통 라인'으로 연결되어 있다

혹시 긴장하면 배가 아프거나 화장실 가고 싶으신 적 있으신가요? 이게 바로 '장-뇌 축(Gut-Brain Axis)' 때문입니다.
뇌와 장은 미주신경이라는 고속도로로 연결되어 있어서, 뇌가 스트레스를 받으면 장도 즉시 타격을 입습니다.
2022년 Gut Microbes 연구에 따르면, 스트레스를 받은 지 단 48시간 만에 장내 미생물 생태계가 나쁘게 변했다고 합니다.
유익균은 죽고, 암을 유발하는 나쁜 균(Fusobacterium 등)이 득실거리는 환경으로 변하는 거죠.
즉, 우리가 "아, 열 받아" 하고 화를 내는 그 짧은 순간에, 내 뱃속에서는 이미 암세포가 살기 좋은 '염증 파티'가 열리고 있는 셈입니다. 이게 단순한 비유가 아니라 실제 생물학적 현상이라니, 화내는 것도 무서워서 못 하겠더군요.
3. 암 치료의 마지막 퍼즐은 '마음 챙김'
대장암 환자분들을 보면 수술 후 재발에 대한 공포 때문에 우울증이나 불안을 겪는 경우가 많습니다.
안타깝게도 2023년 Psycho-Oncology 연구를 보면, 심한 불안을 겪는 환자일수록 암 재발률이 높았다고 합니다.
스트레스가 면역력을 계속 누르기 때문이죠.
이 연구 결과가 말해주는 건 명확합니다. 암 예방과 치료는 '몸'만 고쳐서는 안 된다는 것. 수술로 암 덩어리를 떼어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내 마음속의 불안과 스트레스를 덜어내는 것이야말로 가장 강력한 항암제일 수 있습니다.

나를 위해 '둔감해질' 권리
이 글을 쓰면서 저 스스로를 많이 반성했습니다.
사소한 일에 예민하게 반응하고, 밤새 고민하느라 잠 못 잤던 날들이 결국 내 몸을 공격하고 있었구나 싶어서요.
오늘부터라도 우리, 조금만 더 '둔감'해지는 연습을 해보면 어떨까요? 마음에 안 드는 일이 있어도 "그러라지 뭐" 하고 넘기고, 하루 10분이라도 멍하니 명상하는 시간. 그게 비싼 영양제보다 내 대장을 더 튼튼하게 지켜줄지도 모릅니다.
여러분의 장은, 그리고 마음은 오늘 안녕하신가요?
(참고 문헌: Coussons-Read et al. 2021, Zhou et al. 2020, Kim et al.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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