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례식장에서 가장 많이 들리는 소리가 곡소리라고 하죠. 그런데 요즘은 곡소리보다 고성이 더 많이 들린다고 합니다.
"아버지가 그 땅 나 준다고 했잖아!" "증거 있어? 법대로 해, 법대로!"
부모님 영정 앞에서 유산 때문에 멱살 잡는 자식들. 남의 이야기 같으신가요? 평생 피땀 흘려 모은 재산이 자식들을 갈라놓는 칼이 되지 않으려면, 부모가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합니다.
오늘은 아름다운 마무리를 위한 마지막 숙제, 현명한 상속의 기술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우리 애들은 착해서 안 싸워"... 그게 제일 위험합니다
상속 상담을 하다 보면 열 분 중 아홉 분은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에이, 우리 애들은 우애가 깊어서 절대 안 싸워요."
하지만 돈 앞에서는 장사 없습니다. 10억, 20억이 아니라 단돈 몇천만 원 앞에서도 사람 마음이 변하는 게 현실입니다.
특히 며느리, 사위까지 개입되면 문제는 걷잡을 수 없이 커집니다.
착한 자식들을 믿는 게 아니라, 자식들이 시험에 들지 않게 미리 교통정리를 해주는 것이 부모의 진짜 사랑입니다.
1. 말로 한 약속은 부도 수표다 (유언장의 힘)

"큰아들, 이 집은 네가 갖고 제사 잘 모셔라." "막내야, 시골 땅은 네가 가져라."
명절 때 밥 먹으면서, 혹은 병상에 누워서 말로 하는 약속은 법적으로 아무런 효력이 없습니다.
아버지가 돌아가시는 순간, 그 말은 증거 없는 주장이 되어버립니다.
확실하게 하려면 무조건 문서로 남겨야 합니다. 자필 유언장을 쓰거나, 가장 확실한 건 공증을 받아두는 것입니다. 내 의지를 법적인 문서로 남겨두어야 딴소리가 나오지 않습니다.
2. "형만 자식이야?" 유류분의 반격

예전처럼 장남에게 재산을 몰아주는 시대는 지났습니다. 그랬다가는 나머지 자식들이 소송을 겁니다. 바로 유류분 제도 때문입니다.
유류분이란 법적으로 보장된 최소한의 상속분을 말합니다. 부모가 유언으로 "전 재산을 사회에 기부하겠다"라고 해도, 자식들은 법적으로 자기 몫의 일부를 돌려받을 권리가 있습니다.
무리하게 한 자녀에게 몰아주려다가는, 죽은 뒤에 자식들끼리 법정 소송으로 몇 년을 싸우게 됩니다. 어느 정도 공평한 배분이 필요합니다.
3. 상속세, 미리 준비 안 하면 집 팔아야 한다

"집 한 채 물려주는데 무슨 세금 걱정이야?"
서울 아파트값이 많이 올라서 이제는 평범한 집 한 채만 있어도 상속세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문제는 자식들이 세금 낼 현금이 없으면, 물려받은 집을 급매로 팔아야 하는 상황이 온다는 겁니다.
미리 종신보험을 들어두어 사망보험금으로 세금을 내게 하거나, 10년 단위로 미리미리 증여해서 재산 규모를 줄여놓는 전략이 필요합니다.
아름다운 퇴장을 위한 준비
재산을 물려주는 것만이 상속이 아닙니다. 부모가 세상을 떠난 뒤에도 형제들끼리 웃으며 김장 김치를 나누어 먹을 수 있게 해주는 것.
그것이 부모가 남겨줄 수 있는 가장 위대한 유산입니다.
오늘이라도 마음속으로 정리를 시작해 보세요. 그리고 건강할 때, 내 손으로 직접 나누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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